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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시집
이 게시판은 한용운 문학상을 수상하신 "정세일 시인"의 글과 시를 올려드립니다.
달빛에 비치는 곳으로 마중을
BY 5월의 시집2023.02.17 05:22:03
달빛에 비치는 곳으로 마중을
정세일
달빛에 비치는 그림자가 무서워도 나는 동생과 그 오솔길을 돌아서 아버지가 오시는 그 숲 속 으로 마중을 갑니다 오늘은 읍내장 입에 하나가득 차는 커다란 알사탕이라도 사오 실 까봐
오늘은 달 그림자가 일찍 비치는 숲 속이라도 나는 동생의 손을 꼬옥 잡고 아버지가 오시는 그 숲 속 으 로 마중을 갑니다 오늘 따라 개구리의 울음소리는 왜 그리도 무섭고 팔딱거리는지 논마다 가두워 논 물 들이 무어라고 할말이 달빛에 많은 것만 같습니다
스르륵 거리며 달 그림자가 소리 없이 나무 사이에서 손이라도 잡을까봐 동생과 나는 겁이 나면서도 아버지가 오시는 그 오솔길로 어두움이 가득 차 있는 그 숲 속 으로 마중을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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