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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시집
이 게시판은 한용운 문학상을 수상하신 "정세일 시인"의 글과 시를 올려드립니다.
비가 오는날 그림속으로
BY 5월의 시집2023.02.17 05:20:19
사랑하는 마음으로 다시 15권째의 글을 시작합니다 사랑하는 이여! 당신에 대한 그리움은 이제는 너무 깊어져 눈물을 흘리지 않고는 당신을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1999년 9월 2일 처음 시작 되었습니다.
비가 오는 날 그림속으로
정세일
비가 오는 날은 그림을 그립니다 거미줄처럼 소나무가 있는 곳이면 비단실로 커다란 그림판을 매달아 놓고서 가늘게 비가 오는 들녘을 그림을 그립니다
비가 오는 날은 그림을 그립니다 산이 푸른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하늘이 그 깊은 눈물을 흘리는 그 모습도 강들이 들녘을 다 내 쫓고서 그토록 말하지 못하고 넘쳐서 흐르는 모습도 비가 오는 날은 그림을 그립니다
비가 오는 날은 우산도 없이 비옷도 없이 삼베 바지만을 걷고서 혼자서 그렇게 산길을 돌아서 어깨에 자루 긴 괭이 하나만을 매고서 터덜거리며 걸어가는 당신의 뒷모습만을 눈물이 흐르는 그 마음으로 그림을 그립니다 그토록 마음이 어리고 작았던 그 어린 시절의 그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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