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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판은 한용운 문학상을 수상하신 "정세일 시인"의 글과 시를 올려드립니다.

동화책과 그리고 기억 속에 선명한 선반엔 달빛이 하나둘 있고
BY 5월의 시집2023.02.09 06:3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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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바람의 마음이었던 꽃잎의 시간

언젠가 만남을 약속하고

기약 없이 헤어진

겨울이라는 작은 통나무 집안에

봄은 피어나고 지고

숲속의 이야기는 비워내고

다시 이슬비처럼

마음의 토라진 곳도 채우는

하얀 이야기들이 쓰인

동화책과 그리고 기억 속에 선명한 선반엔

달빛이 하나둘 접어놓은

고운 달빛의 그림자와

강물의 마음을 밝히는

잠 못 이루는 밤에도

그리고 그 위에 곱게 놓인

첫눈이 하나둘 스스로 나무가 되어 서 있고자 합니다

그리움의 마음이라면

두 개의 심장을 녹여야 하는

종이연의 네모난 귀

고운 나비들이 날개를 만들어

하얀 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

초록색 창문을 보내면

풀잎들의 두 눈으로 볼 수 있는

봄이 오는 곳으로 날아가는

민들레 꽃씨들

바람 별 숲 애태움을 순서대로 내리고

이제 하나 남은

그리움이라는 안개꽃의

별빛 고드름을 노래의 처마 끝에 매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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