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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판은 한용운 문학상을 수상하신 "정세일 시인"의 글과 시를 올려드립니다.

새악씨 볼처럼 봄을 기다리고
BY 5월의 시집2023.03.04 05:06:43
16300

 

 


 

 

새악씨 볼처럼 봄을 기다리고

 

 

정세일

봄이 오는 앞산에서

새악씨 볼처럼

볼이 붉게 물들고

마음은 부끄러워

아침 햇살이라도

일찍 오늘은 찾아 올 까봐

 

 

나무에 달려있는

봄들이 곧게 뻗은 가지에는

벌써부터 말하는 소리도

소곤거리고

귓속에다 들려주는

바람이 살랑거리는

이야기는

그 봄이 오는 앞산에서

 

 

봄이 오는 앞산에서

진달래처럼 산 위로

무지개를 찾아서 시집을

가는 꿈을 꾸고

새악씨 처럼

마음은 연분홍색으로

다 물들이고

그렇게 임이 마중오시는

소리가 들려올까봐

손으로 얼굴을 다 가린 채

부끄러움에

얼굴은 새악씨처럼

다시 붉게 물들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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