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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시집
이 게시판은 한용운 문학상을 수상하신 "정세일 시인"의 글과 시를 올려드립니다.
가을샘물은 도토리처럼
BY 5월의 시집2023.02.26 06:10:32
가을샘물은 도토리처럼
정세일
가을처럼 생각하고 그 산위에서 바위틈새로 흘러내리는 가을 샘 물은 갈참나무의 수염처럼 길게 길게 흘러내려서 벌써 도토리의 그 떫은 맛을 물들인채 가을처럼 다시 생각하고
가을처럼 다시 생각하는날 가을샘에서는 물이 솟아서 산 골탕이를 흘러갈때마다 빨갛게 물들어버린 잎이 시거운 머루잎과 가시나무 잎을 한잎 두잎 띄우고
가을처럼 정직하게 숨김없이 가진색을 다 보여주고 가을처럼 떫은 맛의 그 색도 남김없이 다 보여주고 다람쥐라도 날아 다니는 가을 나무가 되면은 가을처럼 정직하게 한걸음씩만 걸어서 산위로 올라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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