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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시집
이 게시판은 한용운 문학상을 수상하신 "정세일 시인"의 글과 시를 올려드립니다.
물잔디를 타고 놀면서
BY 5월의 시집2023.02.24 06:13:05
물잔디를 타고 놀면서
정세일
비가 오는 날은 우리들은 앞동산에 비탈지게 잔디가 자란 곳에서 비닐로 만든 비료포대를 타고 향기로운 함성을 지르고 또 지르고
어린 날의 그 새롭고 여린 마음에 지르는 함성은 온 동네를 다 소낙비처럼 떠내려보낼 듯 하고 비가와도 잔디밭을 소리지르며 미끄럼을 타는 우리들의 가슴에는 하늘이 더욱 맑고 한없이 푸르기만 하고
우리들의 가슴을 열지 않아도 우리들의 마음을 얘기하지 않아도 우리들은 마음이 푸른 것을 그 함성소리에서 언제나 알 수가 있고 잔디처럼 비가 오는 날 그처럼 우리들의 마음은 한없이 더 푸르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