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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시판은 한용운 문학상을 수상하신 "정세일 시인"의 글과 시를 올려드립니다.

달처럼 가슴을 잘라내고
BY 5월의 시집2023.02.20 06: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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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처럼 가슴을 잘라내고

 

정세일

 

달처럼 사랑을

고백하기까지

그렇게 가슴을 날마다

잘라내야 했습니다

앞산 남산 위에 수백년

살아온 그 숲을

다 밝힐 만큼

커다란 가슴을

날 마다 다 잘라내고

 

 

그래서 하나도 남아있지 않는

작은 가슴 때문에

그 부끄러움으로

슬퍼하며

날마다 숲처럼

나의 가슴인 달의

가지를 다 잘라내고

이제는 민둥산처럼

다 없어진 가슴으로

또 슬퍼하고

 

 

당신에게 사랑을

고백하기까지는

달처럼 날마다 숲에서

그렇게 나는

가지를 다 잘라내고

민둥산처럼 다 들여다 이는

하나도 남아있지 않은

그 가슴 때문에

다 벗은 부끄러움 때문에

너무나 슬퍼서 나는 울고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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