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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시집
이 게시판은 한용운 문학상을 수상하신 "정세일 시인"의 글과 시를 올려드립니다.
사랑을 위해 꿈을
BY 5월의 시집2023.02.18 06:18:59
사랑을 위해 꿈을
정세일 사랑을 위해 꿈을 하나만 가지라 하시면 당신에게 나는 꽃을 피울 수 있는 봄을 하나만 가지겠노라고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봄날의 뻐꾸기의 울음소리는 그토록 한가하고 끝도 없이 길고 봄이 익히는 보리냄새는 풋풋하도록 당신의 목말라 하는 밭에 길게 줄지어 늘어서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위해 꿈을 하나만 가지시라 하시면 봄이 오는 소리를 하나만 가지겠다고 말씀을 당신에게 드리겠습니다 봄은 소녀처럼 목소리가 가늘고 아름다워서 앞산에 있는 소나무들도 휘파람 같은 바람소리에도 송홧가루를 날릴 수밖에 없으니까요
사랑을 위해 꿈을 가지는 날은 나는 봄이 됩니다 봄처럼 생각하고 봄처럼 웃고 봄처럼 샐룩거리며 봄처럼 종달새를 그리워하며 봄처럼 꽃의 눈물이 너무나 아름다워서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는 나는 봄이 됩니다 사랑을 위해 꿈을 하나만 가지는 날에 |